여러분.
세상에 세상에.
제가 이렇게 빨리 출산 후기를 남기게 될 줄이야!!!
사실 우리 콩콩이는 한..30주 이후로 계속 역아로 있었습니다.
38주까지 한번을 자세를 바꾸지 않은 소신 뚜렷한 아가였어요.
36주에 선생님이 제왕 날짜 잡자며.. 이제 아기가 커서 여기서 돌 가능성은 희박하다
고양이 자세 이런거 힘들게 괜히 하지 마라 하셨어요... 우리 원장님 쏘쿨 ㅋㅋㅋㅋㅋㅋ
사실 저는 우주 최강 쫄보에 내 몸 아픈거 너무 무서워해서 자분이 무섭긴 했지만
임신 주수가 더해져 가며 아 그래도 나도 자분 해볼까?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엄마의 힘인가.
근데 우리 콩콩이는 저에게 후회도 미련도 남지 않는
‘역아 제왕’ 이라는 빼박 카드를 엄마에게 던져주었네요. 효자인가 ㅋㅋ
그래서 어찌 되었든 결과는 저의 의지와 상관없이 제왕을 하게 되었답니다.
원래는 39주 쯤에 하는 것이 좋으나, 이번에 딱 추석이 껴서 38주 3일 혹은 39주 3일 중 하루로 수술날짜를 잡자고 하셨어요.
저는 추석때 만약에라도 진통이 오면 안되니 그리고 아기도 충분히 크기 때문에 38주 3일로 정하고 (9/29) 추석연휴 바로 전날로
수술날짜를 정합니다!
근데 이전 포스팅에서도 있지만 막달로 갈 수록 진짜 배가 남산만해지고 뭐만 먹으면 찢어질거 같고 애기도 무거워서 자꾸 누워있게만 되고
힘들더라구요 ㅋㅋㅋ 아 39주나 40주는 채우기 힘들수도 있겠다 싶긴 했어요.
38주 0일 토요일 정기 검진을 갔는데 아기는 3.2 키로 ㅋㅋㅋㅋㅋ 아이고 콩콩아 ㅋㅋㅋㅋ
정기 검진 후 시댁에서 수술 힘내라고 갈비 해주신다 해서 점심을 또 거하게 먹고 (어머님 감사요 헤헷)
집에 와서 또 눕눕을 하며 수술 관련 서류도 정리하고 출산가방도 정리 하고 또 눕눕 하고 있었죠.
막달이 되어가니 이상하게 배도 자주 뭉치더라구요. 혹시나 해서 진통 어플로 체크해봐도 15~20분정도라서 가진통인가보다 하고 있었어요.
남편도 마지막 자유를 즐기며 주말 게임을 하다가 새벽에 잠든거 같더라구요.
여느떄와 마찬가지로 새벽에 화장실에 갔다가 다시 누워서 오지않는 잠을 청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툭.
이건 뭐랄까. 내 안에 물풍선이 터지는 느낌 딱 그거였어요.
물풍선이 터지더니 내 안의 뜨거운물이 콸콸콸
이거 양수다. 이거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리트머스 종이도 사놨었지만 리트머스가 필요가 없었어요. 왜냐면 정말 콸콸콸 쏟아졌거든요
뜨거운 물이 콸콸.... 저는 너무 놀라서 일단 화장실에 가서 수건으로 막고 정신 차리자 정신 차리자 하고
일단 수건을 낀 채로 생리대를 찾아서 하고, 수술 서류를 챙기고 남편을 깨웠어요
“여보 양수가 터져서 병원에 가야할 것 같아”
게임하다 잠든지 1시간도 안되었던 남편은 저보다 더 놀란 표정으로 어? 뭐라고? 하더니
알겠다고 얼른 차키를 챙기기 시작했어요. 근데 정말..손이 덜덜덜 떨리더라구요. 아 어떡하지
수술 3일전이긴 했지만 그래도 3일이라는 심리적 날짜가 남아있었는데 이렇게 바로 응급으로 수술하는것은
내 시나리오에 없는 것인데. 근데 이렇게 양수가. 역아면 양수 터지면 위험한데.
양수가 터지면 자궁에 물이 없어지는건데 콩콩이가 숨은 쉴수 있나? 위험해지지 않나?
별생각이 다 드니 손이 덜덜 발이 덜덜 수건은 이미 다 젖고 얼른 필요한 서류만 챙겨 병원으로 향했어요.
차 시트도 다 젖을 기세라 수건을 하나 더 챙겼어요. 집안에 양수가 뚝뚝 떨어진 채로 크록스를 신고 출발합니다.
병원까지 가는 10분이 1시간 같고 콩콩이 걱정되고 ㅠㅠ 태동이 있나 계속 한손은 배에 한손은 덜덜덜 하고 있으니
남편이 손을 잡아줬어요 괜찮을거라고..ㅠㅠ 그거 아니었으면 저 진짜 멘붕 왔을거에요.
응급으로 분만실에 도착해서 엘베로 가는데. 와 이 양수는 멈추질 않아요
내 배에 이렇게 많은 양수가 있었다고? 배가 큰 이유는 다 이 양수 때문이었나
진짜 1.5리터는 넘었던거 같아요 계속 줄줄줄....ㅠㅠ
여러분 그 크록스 신발 아시죠...제가 그걸 신고갔는데 크록스 신발에 양수가 참방참방 차오르는 정도였어요.
분만실에서 간호사 선생님들도 양수인지 아닌지 확인 안해도 될 것 같다며 일단 누워서 내진을 하고
태동검사를 했더니 다행히 콩콩이는 무사했어요.
여기서 드는 또 하나의 걱정.
저는 제가 다니는 병원의 다른 원장쌤들은 별로 인데.. 지금은 밤이라 당직쌤이 계실테니...ㅠㅠ
우리 주치의 샘께 수술을 못받는게 너무 걱정되고 싫은거에요 ㅠㅠㅠ
근데 이거 지금 상황이 응급인거 같으니...ㅠㅠ 어쩌지 하고 있었어요.
간호사 선생님들의 기본적인 처치가 끝나고 원장님 오셔서 보실거라고 그 날의 당직 쌤이 커튼을 열고 등장하시는데
띠.로.리
우리 주치의 원장님이셨어요!!!!!!!!!!!
진짜 그 누구보다 반가움!!!!!! 해외에서 난처한 상황일 때 한국사람 만난 기분? 아 뭐라 표현해야하지?
와..그 때부터 마음이 놓이는데 ㅋㅋㅋ 콩콩아 너는 정말 효자였구나 ㅋㅋㅋㅋ
때마침 그 날이 원장쌤 당직이신 날이었어요. 근데 샘이 내진을 해보시더니 4센치가 열렸다고.....진행이 되고 있어 진통이 언제 와도 이상하지 않다고
기다릴 수 없고 마취과 쌤 호출해서 바로 수술 해야할 것 같다고 30분 이내에.
근데 많은 분만 후기를 보면 4센치면 ㅎㅎ 무통 맞아도 되는 진행상황 아닌가요
제가 배뭉침인가? 했던게 진통이었나봐요. 나 이렇게 둔한 사람이었나.
나중에 쌤한테 들어보니 머리가 아래 있는채로 4센치 였음 진통이 더 심했을텐데 저는 역아라서
머리가 위에 엉덩이/다리가 아래 있다보니 진통이 그렇게까지 심하게 느껴지지 않았을 수 있다고.. 해요
그리고 또 엄청 다행이었던 것은, 제가 전 날 8~9시쯤 밥/물을 먹고 그 이후로 아무것도 먹지 않았던 것이었어요.
쌤이 피가나거나, 배가 10분간격으로 뭉치면 그 순간부터 물도 먹지 말고 병원에 오라고 하신 말씀이 기억났어요.
제가 병원에 간게 5시 30분 정도였으니 8시간 이상의 금식시간이 확보되어 바로 수술을 할 수 있었어요.
원장님이 나중에 말씀하시기로는 가끔 그럴 때 힘낸다고 뭐 먹고 오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럼 정말 난처하다고 하시더라구요.
혹시 역아 제왕이신분들, 혹시 모르니 이상하다 싶으면 금식 하세요! 물도 안되요!
암튼 그렇게 저는 응급제왕을 하게 됩니다.
제가 응급제왕을 하게 될 줄이야...ㅠㅠ 근데 그걸 당직 쌤에게 하게 되는데 우리 주치의 쌤이라니 정말 럭키 오브 럭키!!
하아..여러분 저 지금 제왕 2일차 병원인데 오래 앉아있으니 힘들어요 ㅎㅎ
정신이 1도 없었던 응급제왕 후기는 아래에서 계속됩니다. 제왕 회복 후기도 함께 가져올게요!
https://coa-y.tistory.com/41
너무 응급상황이어서 사진이 없어요. 어쩌지. ㅋㅋㅋㅋ 근데 사진찍을 정신따위 없었음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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