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끝, 출근 1주일만에 배뭉침 옴.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그렇게 어쩔 수 없이 차를 타고 대학병원에 가게 됩니다.
저는 가까운 상계백병원을 방문하게 되었어요.
‘선별진료소’ 라고 써있는데 와.. 이거 뉴스에서만 봤지 내가 여기 가게 될 줄이야.
가서 또 열을 쟀는데 또 36.7도가 나왔어요. 근데 소견서에 열이 있었다고 써있었으니 검사를 받으라고 합니다.
저는 ‘진료’를 봐야 하기에 검사를 하겠다고 했어요.
하필 점심시간이라 거의 40분을 기다리다가 검사를 받습니다.
첫째로 문진 같은걸 하구요, 검사실에 가서 검사를 받아요.
문진때는 무슨일 하냐, 확진자 접촉한 적 있냐, 증상이 있냐 등이구요 (의사가 같이 앉아있는듯)
문진 때 열을 재니 또 갑자기 37.8이더라구요? 스트레스때문에 열이 오르나 ㅠㅠ
그래서 열 (증상) 이 있기 때문에 ‘급여’ 항목으로 검사를 받게 됩니다.
증상없이 받으려면 진료비가 10만원정도 나올 수 있다고 해요.
그렇게 검사실로 들어가 일회용 키트? 를 가지고 검사를 받습니다.
엄청 길고 얇은 면봉으로 코에 먼저 넣는데.. 아.. 그.. 이비인후과에서 콧물 뺄 때 느낌
뭔가 헉! 하는 느낌이 들면 끝나요. 문제는 목인데
목도 면봉으로 긁는데 진짜 헛구역질을 다섯번은 한거 같아요.
검사해주시는 분이 잘하고 계세요~ 하고 영혼없이 말씀해주시는데 진짜 힘드시겠다 싶었어요.
그렇게 검사를 하고 결과가 언제 나오냐고 물어봤더니 “다음날 2시쯤 나온다” 라고 합니다.
아니 뉴스에서는 뭐 6시간만에도 나오고 드라이브스루는 거의 바로도 나온다던데..하..
그러더니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산부인과 진료를 받지 못한다과 합니다.
넹? 읭? 뭐라구요?
아니.... 제가 이렇게 검사까지 받은건 빨리 ‘진료’를 받기 위해서였고
이전 산부인과에서도 그렇게 안내를 받았던 거자나요. 근데 진료를 못받는다구요?
그럼 저는 그냥 집에 가서 푹 쉬고 열 내리면 다음날 바로 오전에 산부인과에 갔겠죠!!!
그 때부터 화가 나기 시작하고 당장 진료를 보지 못한다는 생각에 불안하기 시작합니다.
일단 집에 오는데 혹시 몰라 산부인과에 약이나 질정이라도 처방해줄 수 있냐 해서 질정을 처방받긴 했어요.
집에 왔는데 진짜.. 하... 남편과 저는 완전히 지쳐 쓰러지듯 주저 앉았어요.
저는 그냥 침대에 누워 푹 쉬고 .. (한숨 푹 자고 나니 열 내림 -_-)
아 진료비는 얼마 안나왔어요.
소견서가 있기도 했고 당시 증상(열 37.5이상) 이 있었기 때문인가봐요. 그나마 다행.
또 하나 시작된 불안함은
“그런데 만약 내가 코로나면 어쩌지? 나는 임산부인데 콩콩이는 어쩌지? 남편은? 회사는? “
이 새로운 불안함이 시작됩니다.
가뜩이나 요즘은 무증상자도 많다던데? 나 지하철 타고 출퇴근 하면서 누군가에게 옮은거 아닌가?
별별 생각이 다 듭니다. 사실 잠도 잘 안왔어요. 어떻게 그 시간을 버텼는지 모르겠어요.
말 그대로 ‘지옥’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고마운건 남편이 직접 가서 약도 처방받아서 받아다주고
솔직히 진짜 제가 만약에 코로나면 남편도 무서울거 아니에요. 사람인데.
근데도 그런 내색 하나 없이 내가 코로나면 본인도 100%확진이라며 그럴리가 없다고 위로해줬어요.
남편도 짜증 많이 났을거에요. 간만의 연차라 운동도 다녀오고 자유시간도 누리려 했을텐데
갑자기 제가 병원을 다녀오는 바람에 하루가 날아갔자나요. 그래도 진짜 고마웠어요. 진심.
사실 저희는 다음날 남편 친구 커플과 캠핑을 가기로 되어 있었어요.
어떻게 잠을 잤는지 기억도 안나는 밤을 보내고 결과가 나온다는 2시에 맞추어 슬슬 캠핑장 근처에 가있기로 합니다.
물론 차에서 절대 밖으로 나오지 않구요. 혹~~~시나 코로나면 남에게 피해주면 안되자나요.
화장실도 참느라 너무 힘들었습니다 ㅠㅠ 이게 뭔 일인지 진짜 ㅠㅠ
근데 캠핑장에 도착을 했는데 2시가 되어도 3시가 되어도 문자가 안오는거에요.
그리고 주말이라 병원 대표전화는 연결도 안되구요. 어디에 전화해도 선별진료소 번호는 안내받을 수 없었어요.
아니. 결과가 늦어지면 첨부터 그렇다고 얘길 하던지. 2시에 나온다더니..
그렇게 우리는 침울하게 기다리다가 또 둘이 낄낄대며 티비도 보다가. 다시 화도 내다가.
차에서 둘이 그렇게 몇시간을 보냅니다. 언제까지 그랬냐구요? 7시 까지요...
이제 안되겠다. 날이 아닌가보다. 그냥 집으로 돌아가자 하고 모든걸 내려놓고 돌아가는데
띵-
문자가 옵니다. 와.
여러분 저 이 문자 보고 엉엉 울었어요.
당연히 아닐 것을 알았지만 혹시나 .. 하는 마음에 마음을 너무 졸였거든요.
콩콩이도 너무 걱정되었구요. 진짜 이 문자를 보는데 눈물이 ㅠㅠㅠㅠ
차를 돌려 캠핑장에 가서 저녁을 맛있게 먹고 캠핑을 마무리 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무래도 콩콩이가 걱정된 저는 친구 추천으로 일요일 진료하는 산부인과에 가보게 됩니다.
근데 선생님이 자궁경부 길이를 재보시더니 3.4 라는거에요. 괜찮다고. 2.5 아니라고.
너무 걱정하지 말고 대신 조심하라고. 질정도 계속 넣는게 좋겠다구요.
하.. 여러분 이 모든 일이 주말에 일어난 일이에요
진짜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주말이었어요.
남의 일이라고 생각한 코로나가 내 일이 되니 너무 무서웠구요.
무엇보다 코로나 때문에 큰 질병 / 급한 진료가 있을 때 진료를 못받고 난감한 상황이 있을 수 있겠구나
싶으니 남의 얘기같이 생각이 되지 않더라구요.
임산부 여러분, 요즘같은 때에 열 나면 안되요. 진짜요. ㅠㅠ
암튼, 콩콩이도 안전한 것을 확인하고
코로나도 음성으로 나오고
뭔가 다시 세상을 사는 느낌입니다. 일상의 소중함을 느꼈달까요.
물론 이제 오늘부터 다시 출근을 하며 back to the hell이지만
그래도 이번 일로 느낀 점은 “ 내 건강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입니다.
회사에서 누가 뭐래도 내 몸 내가 챙기고, 콩콩이 내가 챙겨야 겠다. 스트레스 받지 말자 라고
정말정말 뼈져리게 느끼게 되었어요.
혹시나 임산부 코로나 때문에 고민하고,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들은 도움이 되시길 바래요.
그리고 오늘은 산부인과에서 주치의 선생님께 전화가 왔어요.괜찮냐구요.
사실 산부인과 간 날 주치의 샘 휴진 날이어서 다른 선생님이 처방 내려 주셨었거든요.
아무래도 선생님도 걱정이 되셨나봐요.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건 좀 감동 ㅠㅠ
암튼,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출근도 하고, 귀여운 코아랑 장난도 치고
무엇보다 남편과 다시 웃으며 이야기 하고 도란도란 얘기할 수 있게 된 것이 너무나 기쁘고 감사합니다.
아직 22주이고, 자궁경부가 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 조심해야 하지만
너무 심하게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되 최선을 다해 조심하기로 했어요.
우리 가족이, 콩콩이가, 내 몸이 우선이니까요.
콩콩아 바깥 세상이 궁금해도 40주 꽉꽉 채우고 나와주라
우리 그 때 반갑게 만나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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